"기본소득이 불러온 온기" 옥천 안남면 배바우장터에 '라파마을'을 알리다.

관리자2026.05.13 06: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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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군 안남면의 배바우장터가 오랜만에 활기로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 저마다 정성껏 키운 농작물을 가지고 나와 판을 벌이던 장터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한두 집씩 문을 닫았고, 거리는 눈에 띄게 쓸쓸해졌다. 상인들이 나이 들어가며 장터의 규모도 점차 줄어만 갔다.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문을 열어 빵과 참기름을 팔고 전을 부치며 이어오던 이 작은 장터에 새로운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6년 3월.

옥천군이 지방 소멸을 막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며 군민 1인당 15만 원의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주머니가 따뜻해지자 장터가 들썩였고, 저마다 판매할 물품을 한가득 들고 다시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 반가운 변화의 물결에 '라파마을'도 동참했다. 라파마을은 중독 치유 공동체이자 교회, 그리고 양계장으로 지역에 잘 알려진 곳이다. 우리는 장터 활성화에 발맞춰 카드 단말기를 구비하고, 수요일과 토요일 아침마다 당일 산란한 신선한 유정란을 들고 설레는 발걸음으로 장터에 자리를 잡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가는 주민들의 눈길이 쏠렸다. "윤 목사님이 하시는 양계장 맞지요? 어떻게 나오게 되셨어요?", "오늘 나오신 분은 누구세요?" 주민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이 쏟아졌다.

양계를 통한 일과는 남용과 오용으로 물든 마음을 자족으로 채워주며 중독으로 인해 굳어있던 몸과 마음을 깨우는 자양분이 되었다. 손수 생명을 기르며 얻은 유정란은 그동안 대부분 택배나 로컬푸드 매장으로 납품되어 왔다. 하지만 기본소득이 시작된 이후, 우리는 직접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을 들고 장터로 나와 소비자를 직접 마주하게 됐다. 자신들이 흘린 땀방울의 결실을 전하는 형제님들의 얼굴에는 이내 상기된 기쁨과 열정이 가득 찼다.

반응은 뜨거웠다. 동네 할머님들도 주말에 찾아올 손자, 손녀에게 먹이겠다며 유모차를 끌고 나와 유정란을 기분 좋게 사 가셨다. 기본소득이 마중물이 되어 열린 이 장터는 라파마을이 새로운 모습으로 지역 주민들과 깊이 소통하는 첫 계기가 되었고, 침체했던 마을 장터가 다시 살아나는 시작점이 되었다. 또, 과거 중독의 그늘을 향해 내뻗었던 손이 이제는 땀 흘려 일한 보람을 전하는 소중한 손이 되었다. 옥천군의 기본소득은 단순히 지갑을 채우는 돈을 넘어, 이웃과 정을 나누게 하는 가장 따뜻한 손길로 배바우장터에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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