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7장 말씀 묵상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바울이 예수님을 믿고 사는 것에 대한 심정을 마치 아주 나쁜 남편과 함께 살던 여인이 그 남편이 죽고 그 남편으로부터 자유함을 얻고 너무나 사랑이 많은 새 남편(예수님)과 재혼하여 사는 심정이라고 비유하네요.
나는 이 말씀을 보며 나를 보기에 앞서 아내를 생각하게 되었는데 아내는 매우 율법적인(내게 필요할 때만 내세웠음) 저와 30 년을 살면서 얼마나 어렵고 괴로운 삶을 살았을까를 생각하게 됐어요. 그리고 아내가 이 말씀을 읽으면 잘 이해되리라 생각이 들기도 해요. 내가 아내 처지에서 나 같은 남편과 살았다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좋아서 결혼했지만 결혼 전에는 ‘당신 없으면 못살아’ 하며 살았지만 결혼 후에는 ‘당신 때문에 못 살겠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때론 엄격하고 때론 두려움을 주었던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정말 나쁜 남편이 아닌가? 아내가 나와 계속해서 살 수 있는 방법은 남편인 내가 죽는 것이죠. 죽는다는 것은 육체적인 죽음일 수도 있겠지만, 남편인 내가 율법적인 삶을 버리고(율법적인 삶에 대해 죽고) 예수 안에서 사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아내가 예수님을 더 깊이 알아가는 방법과 내가 그런 남편으로 거듭나는 방법밖에는 없는 거예요.
공동체에는 항상 역동이 있고 갈등이 있어요. 나 또한 예외는 아니죠. 공동체의 한 분과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한 달 여 간의 시간을 어렵게 생활했어요. 왜 내게 그런 말을 했는지, 나 또한 치유받기 위해 여기에 와 있는 중독자인데 왜 나에게만 유독 그렇게 얘기하는지. 참으로 많은 고민으로 몸이 좋지 않아지고 특히 술을 먹기 직전의 영적 상태까지 간 것도 사실이었어요. 아내에게 전화했죠.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열 달 만에 처음으로 힘들다고 얘기했죠. 아내 曰 “당신 또 술 마시기 직전의 상태인 것 같아. 그런데 그것도 못 참아, 난 30년을 그렇게 살았어.” 할 말이 없었어요. 잠이 오지 않아 먹지 않았던 수면제를 먹고 잠을 청하며 “어찌하오리까? 지혜를 주소서.”
아침 미팅을 마치고 그 문제에 관해 얘기하며 많은 것들이 풀렸어요. 사실은 의사소통의 문제인 것 같아요. 다만 ‘얘기할 때를 구분하는 것과 어떻게 얘기해야 하냐’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임이 분명하지만 말이죠. 아내에게 감사하며 또 하나 처음으로 아내의 말을 들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항상 아내가 ‘당신 술 먹기 직전의 상태인 줄 알아?’ 하면 인간이 어떻게 항상 컨디션이 좋을 수가 있어, 이럴 때도 있는 거지.’ 애써 합리화하다 술을 먹고 장취에 빠지곤 했었죠. 내 곁에서 30년을 지켜본 아내의 느낌은 거의 정확했어요. 또 기도하지 않고 얘기하지 않고 속으로 꿍했다면 내가 어찌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때에 맞춰 통화하게 하시고 때에 맞춰 대화하게 하시고. 지금까지는 시도해보지도 않았던 것이고 아내의 말을 나를 합리화하며 무시했었는데. 이번엔 마음을 다해 소통하고 원인을 나름 파악했기에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어요. 만약 이번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좋지 않은 결정을 했다거나 또 아내의 말을 듣지 않고 예전에 하던 방식대로 처리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자명해요.
내가 행하는 것을 내가 알지 못하노니 곧 내가 원하는 것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미워하는 것을 행함이라(롬7:15)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만일 내가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7:19~24)
이 고백은 불신자들이 하는 고백이 아니에요.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위대한 신학자 바울이 한 말입니다. 거기에다 그는 다메섹 도상에서 영광의 주님을 만난 당사자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런 그도 이런 마음과 몸이 따로 작동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똑같은 고민을 하과 고통을 겪은 것 같아요. 제가 정말 힘들었던 것도 이 부분이었는데 저는 14년 전에 성령을 체험하고 예수님을 영접했었는데 그때는 이제 됐다. 예수님을 만나고 성령을 체험했으니까 앞으로 내 인생에서는 알코올중독은 끝났다고 믿었어요. 하지만 2년 후에 무참히 또 실족했죠. 도대체 이게 뭐지? 이상하게도 오늘 바울의 고백처럼 내 마음이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악이 고개를 들고 하나씩 올라오는데 그것을 이겨내는 방법을 잘 몰랐어요. 그래서 넘어지고 또 넘어졌죠. 정말 비참한 시간이었어요. 이 말씀이 어쩌면 내가 겪어온 중독에 빠진 세월을 빗대어 표현한 최적의 말씀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를 것이니라(마16:24)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 습관대로 하려고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그 습관이나 생각하는 방식, 무의식까지도 자기인 것인데 이것을 부인하는 것은 정말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말씀을 보면서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깨닫든지 또는 곁에 있는 사람을 통해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음으로 자기를 부인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지혜로운 아내의 말을 듣는것처럼요) 그러면 내게 주어진 십자가가 어떤 것인지도 알게 되지 않을까?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제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하심에 감사하며 또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 아내의 말을 귀 기울여 듣게 하심으로 바른길로 인도하심에 너무나도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지혜롭지 못해 말씀을 듣고도 잘 깨닫지 못하지만, 항상 귀에 속삭여 주세요. 듣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말씀을 통해서 또 주변인을 통해 말씀하시면 겸손한 마음으로 듣고 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