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어떻게 아나뱁티스트가 되었는가? (6)

라파공동체2026.03.28 15:242

나는 왜, 어떻게 아나뱁티스트가 되었는가? (6)



 “현대 국가와 종교”라는 주제를 탐구하려면 우리는 반드시 미국 독립전쟁과 프랑스 혁명, 그리고 뒤를 이은 미합중국의 탄생과 프랑스 공화국의 탄생사건을 마주해야 합니다. (영국에서 17C에 일어난 청교도혁명과 명예혁명, 권리장전의 제정도 같은 맥락에서 참조할 수 있습니다.) 미국 수정헌법의 제정으로 “국가와 종교의 분리”, “신앙의 자유”라는 헌법 규범이 전세계적 규범으로 일반화됐다면 프랑스 혁명의 3대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의 사상은 전세계적인 국가 이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모든 국가는 자국 국민의 자유와 평등을 보호하고 신장시키며 박애(사랑)이 물결치는 국가와 세상을 만드는 것이 국가의 사명과 의무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지요. 요즘식으로 말하자면 국민의 자유권, 평등권, 복지권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프랑스 혁명을 통해 전세계적 표본으로 자리 잡은 국가의 3대 이념인 자유, 평등, 복지를 누구의 주도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상이하고 다양한 경로가 노정되었습니다.



 미국이 독립을 선포할 당시 미국이란 신생 국가는 기독교인이 통치하는 기독교 국가였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대부분의 국민이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신생 미국은 기독교인들이 국가 체제를 통해 이 이념을 현실화하려고 노력하는 국가였습니다. 이에 비해 프랑스는 기독교인 “시민”들이 기존의 카톨릭 왕정체제, 종교귀족 체제인 구체제(앙시앙 레즘)를 타파하고 평범한 시민의 주도로 이 3대 이념을 실현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프랑스 역시 카톨릭 국가였기에 모든 시민들은 자신들이 기독교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혁명을 통하여 기존 구체제를 전복하고 시민(평민)이 국가 주도권을 행사하는 공화국 신체제를 건설하였던 것입니다. 이에 반해 1917년 볼세비키 혁명으로 탄생한 소비에트 공화국은 종교와 종교인을 철저히 배격하고 무신론자들이 중심이 되어 1990년대 초 소비에트 공화국과 동유럽 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가 소멸될 때까지 약 70년간 하나님과 기독교인을 배제한 채 오직 인간의 힘만으로 자유, 평등, 복지의 국가를 건설하려 시도했습니다.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해 자유, 평등, 박애의 나라를 세우려 했다면 러시아와 동구라파 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기독교와 신을 배제하고 순전한 인간의 힘과 의지와 능력으로 자유, 평등, 박애의 나라를 세우려 했던 것입니다. 러시아와 동유럽 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의 실험은 실패로 귀결되었습니다. 이들 나라에서는 다시금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게 되었고 기독교가 다시 숨을 쉬게 되었으며 이들 나라에서도 “국가와 종교의 분리”라는 헌법규범이 적용되게 되었습니다.



 자유, 평등, 박애(복지)의 사상은 현대 모든 국가가 추구하는 이상입니다. 그것은 또한 기독교가 추구하는 이상, 곧 하나님 나라의 이상이기도 합니다. 그 이상은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심과 함께 우리에게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그 과제가 기독교인들에게 남겨졌습니다. 이제 국가와 기독교는 “국가와 종교의 분리”라는 헌법 규범을 전제하는 가운데 동일한 이상을 실현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 앞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인류의 역사와 기독교의 역사는 그 이상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여정에서 국가와 기독교는 때론 협력하기도 하고, 때론 한 몸이 되기도 했으며, 때론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며 다양한 양상을 펼쳐 보였습니다. 현대 국가와 기독교와의 관계를 살펴볼 때 2차대전 당시의 독일 교회와 히틀러의 파시즘 국가와의 관계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합니다. 어떻게 기독교 교회가 파시즘 정권과 국가를 지지하게 되었을까요? 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얻으려 하였던 걸까요? 또 12.3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현재 한국 사회의 혼란과 이를 대하는 기독교계의 태극기 부대의 대응을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까요? 국가와 기독교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요? 진정으로 바른 관계는 어떤 관계이고 그 답을 우리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아나뱁티즘은 우리에게 어떤 길을 제시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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