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어떻게 아나뱁티스트가 되었는가? (3)
라파공동체2026.03.28 15:242
나는 왜, 어떻게 아나뱁티스트가 되었는가? (3)
20년을 침례교인으로 살았고, 10년을 재침례교인으로 살아오고 있다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침례교단에서 재침례교단으로 옮겼다는 뜻일까요? 재침례교단에 가입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걸까요? 아직 한국에 재침례교단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재침례교인들은 교단을 좋아하지 않고, 교단을 만들 생각도 없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교단을 만들려면 교단 신학교도 있어야 하는데 그들은 신학교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물론 아나뱁티스들 가운데 메노나이트 교인들은 예외지만 말입니다.) 문제는 이 지점에서 바로 발생합니다. “그럼 뭐야? 교단도 없고 신학교도 없어? 뭐, 그런 사람들이 있대. 이단 아니야?” 이런 반응과 반발이 즉시 튀어나옵니다. 종교의 세계에서 이단을 가리는 일은 언제, 어디서나 있어 왔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에서만큼 그것이 빈번하고, 때론 남용되거나 악용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모든 종교는 진선미를 추구합니다. 저마다의 종교는 저마다의 원리와 방식으로 인생과 역사, 세상속에서 참된 것과 선한 것과 아름다운 것을 추구합니다. 그 중의 으뜸은 참된 것입니다. 참된 것은 진리입니다. 종교의 세계에서 참되지 않은 것은 거짓된 것입니다. 거짓된 것은 없어지거나 사라져야 합니다. 나아가서는 없어지게 하거나 사라지게 해야 합니다. 옳습니다.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참됨과 거짓됨을 분별하고 판단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 기준은 무엇입니까?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기독교 역사 내내 진행되어온 이단 분별과 처단의 수많은 사례 중 진정 옳은 것은 얼마나 될까요? 기독교 초기에 진행된 아리우스파와 도나투스파에 대한 이단 시비로부터 시작해 중세의 카타리파와 왈도파, 위클리프와 존 후스, 그리고 16C 수만명에 이르는 아나뱁티스들을 이단으로 몰아 수장시키고 화형시키기까지 그 처절한 흑역사는 끝이 없습니다. 기독교의 창시자인 예수님이 신성모독의 이단으로 몰려 죽임당하셨음에도 그 후예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한 당시 유대 종교지도자들의 오류와 악행을 오랜 시간 답습해 왔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겨난 것일까요? 그 원인과 이유를 찾아내고 대안을 찾으려는 것이 이 글을 쓰는 목적 중의 하나일지 모릅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 이 사람들, 교단도 없고 신학교도 없는 아나뱁티스들은 정말 이단이란 말입니까? 이 사람들은 왜, 신학교도 없고 교단도 없는 사람들이 되었을까요? 아나뱁티스들은 가정과 교회, 그리고 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나 공동체가 신학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신앙을 삶 속에서, 생활 속에서 충분히 가르치고 전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도 목회자나 주교가 있지만 그들을 신학교에서 기르고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목회자나 주교는 생활 속에서,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찾아지고 발견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긴밀한 공동체 생활을 통하여 누가 신앙의 본을 보이고 있는지 분별할 수 있고, 누가 우리의 지도자가 될지를 눈여겨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는 신학교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가정이, 교회가, 마을 공동체가 신학교가 해야 할 일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자신들에게 필요한 목회자를 삶 속에서 충분히 길러낼 수 있다고 믿을뿐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실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나뱁티스들은 다른 사람들이 신학교를 만들어 운영 하든지 말든지에 대해서는 오불관언입니다. 이러쿵 저러쿵 관여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기 자신들은 신학교를 만들기를 원치 않고 있고, 또 그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그들은 삶 속에서, 가정 속에서, 교회와 공동체 속에서 충분한 신앙교육과 전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그것을 삶을 통해 확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신학교를 나와 목회자의 자격을 취득한 이가 있고 누군가는 삶 속에서, 삶을 통해 신앙의 모범이 되고 표사가 되는 이가 있다면 여러분들은 누구를 여러분 교회의 목회자로 세우고 싶습니까? 저는 당연히 후자의 사람을 교회의 목회자로 세우고 싶습니다.